무지개 선교편지(35호)

복음 들고 산을 오르는 자들의 발길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삶의 목적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다할 때까지 지치지 않도록 격려해 주시고 기도와 물질로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해주시는 모든 교회와 동역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8월 31일, 오늘은 말레이시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지 6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도심 곳곳에는 공공기관을 비롯한 국기를 걸어 놓을 만한 곳은 빈틈없이 말레이시아 국기가 펄럭이며 독립을 자축하고 있습니다. 거리거리마다 펄럭이는 말레이시아 국기를 바라보며 은근히 대한민국이 생각납니다. 말레이시아 독립일에 태극기로 물든 대한민국을 그려보는 맘은 또 무슨 연유일까요?

7월, 8월은 많이 분주했습니다. 선교지를 찾아오는 손님들과 성전건축 봉헌이 겹치면서 바쁘게 두 달이 지나갔습니다.

기쁨의 집은 어른들이 늘어나면서 좀 부흥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40-50여명이 꾸준하게 모이고 있고요, 이 아이들 중에 2명의 어린이가 전문적인 음악학원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곳을 다녀간 단기사역자의 후원으로 재능 있는 아이들에게 음악을 잘 가르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따라니’라는 학생을 위한 기도가 필요합니다. 어릴 적부터 만성신부전증으로 고생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복막투석을 하면서도 일주일에 두번씩 병원에 가서 투석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17살의 나이임에도 뼈만 잡히는 ‘따라니’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어른들은 15명이 아이들과 함께 모여서 예배하며 말씀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하나같이 소외받은 사람들입니다. 예배 후에 친교로 나누는 한끼의 식사가 이들에게는 정말 귀중합니다.

기쁨의 집 청소년들을 위한 기도가 필요합니다. 토요일 오후에 청소년 모임을 하고 있는데요, 이 아이들 역시 정상적인 가정은 거의 없습니다.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이라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크고 작은 해프닝이 일어납니다. 잘 다독이며 사랑을 가르치고 비전을 심어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방황하지 않고 올곧게 성장해 나가기를 기도합니다.

원주민 마을 소식을 전합니다.  부족한 제가 목양하는 마음으로 선교하는 마을은 6곳입니다. 이들 중에서 지난 7월 11일에는 원주민 마을 빈두교회를 봉헌하였고요, 23일에는 Pangkalan Daun이라는 마을에 성전을 봉헌하였습니다.

원주민 마을 Bindu교회는 부평의 부광교회와 소천하신 한 권사님 가족이 헌신하여 은혜로운 봉헌을 하게 되었으며, Pangkalan Daun 교회는 제천시온성교회와 한 장로님의 헌신으로 봉헌을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교회는 아주 특별하게 세워진다는 것을 또 한 번 실감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있는 사람들의 헌신이 반드시 소금처럼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부디 은혜롭게 세워진 주님의 교회들이 든든히 서 있기를 기도합니다.

나아가 안타까운 소식을 전합니다. 원주민 마을 교회 중, 신주라는 마을에 세워진 교회가 폭우로 인하여 넘어진 큰 나무로 말미암아 지붕이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교회가 세워진 지 9년이 되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실망하지 않고 실족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속히 도움의 손길이 모아져서 성전이 전보다 더 아름답고 단단하게 복구되기를 기도합니다.

2019. 8. 31 말레이시아에서 백기현. 김영란